최근 한 비트코인 개발자가 “최초의 완전 익명” 온체인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을 개발했다.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잘 알려진 인물인 아미르 타아키(Amir Taaki)는 최근 X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이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타아키는 이 DAO를 블록체인 상에서 완전히 보이지 않게 설계했다고 설명하며, 모든 면에서 감시망을 피하도록 설계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DAO의 구조, 재무, 거래, 멤버십, 그리고 투표 메커니즘까지 모두 추적 불가능하게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 DAO에 관한 모든 것은 익명으로 처리된다”며, “DAO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기존 시스템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DAO는 블록체인 상에서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으며, 그냥 무작위 데이터처럼 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타아키에 따르면, 어떤 스마트 계약이든 이 DAO와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DAO의 재정에서 돈을 지급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조직이 사람의 개입 없이도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거래는 DAO의 재무 상태에 대해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수령인의 신원 역시 익명으로 유지된다.
DAO는 “반드시 익명이어야 한다”
타아키는 익명 DAO에 대한 자신의 비전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한 오랜 확신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DAO가 본래 공동체를 조직하고 부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온라인 모델로 구상되었다고 언급했다.
We created the world's first and only fully anonymous on-chain DAO with token-weighted voting.
Everything about the DAO is anonymous. DAOs are meant to be political and subversive.
• The DAO cannot be seen on-chain. It's looks like random data.
• The treasury is dark.… pic.twitter.com/9ENLsSCksy— Amir Taaki (@Narodism) August 12, 2024
그러나 그는 오늘날의 현실은 이러한 비전이 대부분 멈춰 있는 상태라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그 원인 중 하나로 오늘날 인터넷과 기술 산업이 지나치게 중앙화되고 감시가 심한 점을 꼽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아키와 그의 팀 다크파이(DarkFi)는 온라인 조직을 위한 익명 도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크파이는 자신들이 이러한 도구를 개발하는 유일한 그룹이라고 주장하며, 이 도구들이 가상화폐의 진정한 힘을 발휘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자유롭고 검열되지 않으며 자주성을 갖춘 디지털 커뮤니티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발표는 가상화폐 커뮤니티 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팩토리 랩스(Factory Labs)의 CEO이자 팩토리 DAO의 창립자인 닉 알몬드(Nick Almond)는 X에서 이 개념을 극찬하며 “사이퍼펑크 정신이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익명 DAO가 근본적인 개인정보 보호 요소를 대표하며, DAO의 게임 이론 역학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DAO의 게임 이론은 탈중앙화를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틀이다.
AnonDAOs. This is cypherpunk AF.
When @lunar_mining first told me about this design, the phrase that came to mind was “Most Basic DAO”.
It’s a primitive. A privacy building block. My mind is bending with how this changes DAO game theory. Gonna be interesting. https://t.co/9gyNIPgQJF
— drnick (@DrNickA) August 12, 2024
그러나 DAO 거버넌스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가상화폐 및 탈중앙화 금융(DeFi) 분야에서 더욱 그렇다. 전통적인 계층 구조가 없다 보니 리더십과 책임이 불분명해질 수 있고, 토큰 분배의 불평등은 소수의 개인에게 권력이 집중될 수 있어 탈중앙화의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탈중앙화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문제에 직면한 DAO
DAO는 커뮤니티 주도의 탈중앙화된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법적 문제에서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DAO와 관련하여 최근 발생한 몇몇 사건은 기존 법적 체계 내에서 이러한 단체와 그 구성원들이 직면한 취약성과 잠재적 책임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우키 DAO(Ooki DAO) 사건이 있다. 우키 DAO 사건은 탈중앙화 조직에 대한 법적 조치의 초기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미국 상품법 위반 혐의를 주장하며 우키 DA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우키 DAO가 캘리포니아 법에 따라 “비법인 단체”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우키 DAO가 탈중앙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실체로 인정되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중요한 판결이다.
또한, 법원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우키 DAO에 통지하는 CFTC의 방식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며 DAO의 법적 책임을 더욱 확고히 했다.
bZx DAO와 관련된 사건 역시 DAO가 직면한 중요한 법적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피싱 공격으로 사용자 자금이 손실되자, 이 DAO를 상대로 집단 소송이 제기되었다.
법원의 판결은 DAO가 플랫폼 보안을 적절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DAO의 개별 구성원에게도 과실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사건은 특히 DAO가 유한책임회사(LLC)와 같은 법인으로 구성되지 않은 경우, 구성원들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와 유사하게, Sarcuni 대 bZerox 사건에서는 법원이 DAO가 사용자와 “특수한 관계”가 있을 경우 과실 책임을 질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리며 DAO의 잠재적 법적 책임을 확대했다.
이 판결은 DAO가 그 프로토콜을 관리하는 데 있어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에 근거한 것으로, 특히 이전의 보안 침해가 있었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원고들이 DAO가 필요한 보안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입은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주장을 충분히 제기했다고 판단했다.
결론
비트코인 개발자 아미르 타아키가 제시한 “최초의 완전 익명성” 온체인 DAO가 실제로 구현된다면, 이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새로운 정치적 자유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이 DAO의 구조는 개인정보 보호와 익명성을 최우선으로 하여, 재무 운영부터 투표 메커니즘까지 모든 거래를 추적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DAO들이 리더십 불명확성, 토큰 분배 불평등, 그리고 법적 책임 문제와 같은 중요한 거버넌스 문제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우키 DAO와 bZx DAO와 관련된 최근의 법적 선례들은 DAO가 법적 실체로서 책임을 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탈중앙화라는 이상과 법적 현실 사이의 갈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