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업들은 대규모 클라우드 도입과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클라우드 엑시트(Cloud Exit)‘라는 트렌드 사이에서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클라우드 활용과 비용 절감, 그리고 클라우드 이탈 전략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초기에 많은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유연성 증대를 기대하며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사용에 대한 경험이 쌓임에 따라, 각 기업들은 클라우드 활용 방식을 재평가하고, 클라우드 전략을 수정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핵심적인 사항은 모든 기업이 클라우드를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클라우드 이탈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각 기업의 상황에 맞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며,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먼저 클라우드 도입이 급증한 이후, 일부 기업들이 클라우드가 자신들에게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통계와 트렌드를 분석한다.
‘클라우드 사용 축소’ 트렌드가 증가하는 이유
간단히 말해, 클라우드 엑시트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의존도를 조정하고 클라우드 비용을 재평가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일부 기업들은 클라우드에서 벗어나거나 클라우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초 Citrix가 발표한 미국 내 조사 결과에 따르면, 42%의 조직이 클라우드 기반 워크로드의 절반 이상을 온프레미스(on-premises) 인프라로 되돌리려 하거나 이미 되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94%가 일종의 ‘클라우드 복구’ 프로젝트에 어느 정도 관여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광범위한 클라우드 통계 기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클라우드 비용은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T 리더의 43% 이상이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이동하는 것이 예상보다 더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클라우드 엑시트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드롭박스(Dropbox)의 2015년 사례를 들 수 있다. 드롭박스는 클라우드 이탈을 통해 2년간 7,460만 달러의 운영 비용을 절감했다. 초기에는 클라우드의 확장성과 유연성 덕분에 성공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지만, 드롭박스의 급성장은 클라우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게 했다.
일부 기업들은 급속한 성장과 함께 클라우드보다 맞춤형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은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네트워크와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합리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 엑시트: 핵심 통계 요약
- 미국 내 42%의 조직이 클라우드 기반 워크로드의 절반 이상을 온프레미스 인프라로 되돌리는 것을 고려 중이거나 이미 되돌렸다고 한다.
-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94%가 일종의 ‘클라우드 복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 43%의 IT 리더는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것이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고 보고했다.
- 드롭박스는 클라우드 사용을 줄여 2년간 7,460만 달러를 절감했다.
- 베이스캠프(Basecamp)는 2022년에 클라우드 서비스에 320만 달러를 지출했으며, 온프레미스로 전환하여 5년간 700만 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 현재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시장 점유율은 31%,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의 점유율은 25%,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의 시장 점유율은 11%이다.
‘클라우드는 자선사업이 아니다’
드롭박스의 엔지니어링 부사장이자 전 페이스북 엔지니어인 아디티야 아그아왈(Aditya Agarwal)은 대규모 운영에서 비용 효율성의 이점을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제공업체는 원가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절감된 비용을 고객에게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그아왈은 “아무도 클라우드 사업을 자선사업처럼 운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이 경제적으로 클라우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규모에 도달하면 자체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중간 관리자인 클라우드 제공업체와 관련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클라우드에 대한 흔한 농담인 ‘클라우드는 그저 남의 컴퓨터’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 클라우드는 이를 적절하게 도입한 기업들에게 상당한 가치를 제공해 왔다.
다만, 클라우드 역시 인공지능(AI)처럼 궁극적인 효율성 도구로 과장되어 신화화된 경향이 있다. 많은 기업이 비용 효율성, 신뢰성, 보안에 대한 기대를 품고 충분한 고민 없이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잘못된 기대는 주요 포럼에서 자주 언급되며,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그에 따른 현실적인 과제와 단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클라우드 시장의 독점적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와 같은 소수의 대기업이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가격에서 기술 혁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시장 불균형은 경쟁을 저해하고, 많은 기업이 유연성을 상실한 채 클라우드 전략을 재고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클라우드의 꿈 vs. 현실
2019년, 글로벌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는 2025년까지 80%의 기업이 기존 데이터 센터를 폐쇄하고 클라우드로 전환할 것이라고 과감하게 전망했다. 이러한 예측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업 운영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예측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3년 후, 2022 액센츄어(Accenture)의 보고서에서는 다소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기업 10곳 중 9곳은 클라우드 투자에서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평가했으나, 42%의 기업만이 기대했던 성과를 완전히 달성했다고 답했다. 더욱이, 32%의 기업만이 클라우드 전환이 완전하고 만족스러웠다고 응답했다. 이는 클라우드에 대한 초기 기대와 그 실질적 성과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통계는 이상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인식과 실제 운영에서의 현실 사이에 큰 격차가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들은 이 격차를 인식하고, 클라우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보다 균형 있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제 클라우드 엑시트의 개념, 기업들이 클라우드 규모를 적절히 조정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독점적 관행이 어떻게 혁신을 저해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클라우드 엑시트의 주요 동인
최근 많은 조직들이 클라우드 사용을 재평가하며 클라우드 이탈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결정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며, 그 중에서도 중요한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재정적 고려 사항
초기에는 클라우드 전환이 물리적 서버나 하드웨어 유지 비용을 줄여 자본 지출 감소를 가져다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운영 비용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자주 간과된다. 특히 대규모 클라우드 사용 시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며, 확장성과 관련된 추가 비용이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명한 프로젝트 관리 도구 제공업체 베이스캠프는 매달 약 18만 달러를 클라우드 서비스에 지출했다. 아마존과 구글 같은 클라우드 제공업체를 이용한 결과, 비용과 복잡성이 예상보다 높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사례는 드물지 않다. 많은 조직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의 반복적인 비용, 특히 확장성과 스토리지와 관련된 높은 비용이 온프레미스 인프라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비싸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확장 가능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이점이 줄어들면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데이터 수요를 경험한 기업들은 클라우드의 유연성에 대한 높은 가격이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 예측 불가능한 비용 및 클라우드 낭비
2023년 Hashicorp의 클라우드 전략 현황 조사에서 밝혀진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문제는 예측 불가능한 비용과 클라우드 낭비였다. 응답자의 94%가 클라우드 자원의 미활용으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켰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비용은 사용되지 않는 유휴 자원을 유지하는 데서 발생하며, 이는 실제로 운영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비용은 불필요하게 증가하고, 기업은 더 중요한 개발 영역에 투입해야 할 자금을 분산시키게 된다. 이러한 비용 낭비는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추고, 더 효율적인 자원 사용을 고민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3. 보안 취약점
PwC의 2024년 글로벌 노동력의 기대와 불안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술 리더의 약 47%가 클라우드 관련 위협을 가장 큰 위험 시나리오로 꼽았다. 일반적으로 현장 인프라가 물리적으로 접근 가능하다는 이유로 보안이 더 취약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정말 물리적 접근성 때문에 안전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접근 통제가 얼마나 잘 이루어졌는지가 문제일까?
클라우드 인프라는 원격 액세스를 가능하게 하여 사이버 공격의 진입 지점을 확장시킨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 서비스는 해커에게 매력적인 공격 대상이 되기 쉽다. 실제로 2023년에 발생한 데이터 유출 사건의 80% 이상이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와 관련된 것이었다. 데이터 유출로 인한 글로벌 평균 비용은 445만 달러에 달하며, 이러한 손실은 기업에 큰 부담을 준다.
캐피털 원(Capital One), 트윌리오(Twilio), 페가수스 항공(Pegasus Airlines), 우버(Uber)와 같은 대기업들도 과거에 AWS 보안 침해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건들은 민감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것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4. 성능 및 신뢰성 문제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 문제는 많은 기업들에게 비즈니스 운영의 중단이라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기업의 경우, 다운타임이 발생하면 막대한 재정적 손실로 이어지며,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2023년에는 오라클(Oracle), 애저, AWS와 같은 주요 클라우드 공급업체에서 발생한 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수십만 명의 사용자가 불편을 겪었으며, 이러한 서비스 장애는 해당 기업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초래했다.
불행히도, 2024년에도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신뢰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거나 대체 방안을 모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5. 클라우드의 독점적 그림자
클라우드 시장의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벤더 종속성과 제한된 유연성이다.
현재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 웹 서비스가 31%,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25%, 구글 클라우드가 1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소수의 대형 공급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집중은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에게 가격 책정과 서비스 조건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부여하며, 기업들이 기술 인프라를 관리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주요 공급업체들은 자체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우선시함으로써 타사 서비스가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의 독점적 지배가 기술 혁신을 저해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24년 2월,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를 강하게 비판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독점이 차세대 기술 개발,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글은 이에 대한 당국의 규제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전환하는 것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공급업체가 클라우드 인프라를 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고객은 백엔드 운영 제어에 한계가 있다.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전환하는 중에는 보안 취약점, 높은 비용, 재구성의 복잡성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2024년에는 데이터 이그레스(egress) 비용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업체의 최종 사용자 라이선스 계약(EULA)과 관리 정책은 기업의 운영 자유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클라우드 도입의 위험을 가중시키며,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술의 이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운영 주권을 유지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결론
클라우드 컴퓨팅은 여전히 많은 기업들에게 상당한 이점을 제공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능 솔루션’이라는 생각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클라우드의 복잡성과 주요 공급업체들의 독점적 관행을 고려할 때, 기업들은 클라우드 도입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일방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지속적인 재평가와 수정이 필요한 과정이다. 기업들은 기술 환경에 대한 완전한 통제를 유지함으로써 혁신과 성장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에서 온프레미스 또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성장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경쟁력이 되었다.
클라우드 이탈은 실패의 징후가 아니라 민첩성과 선견지명이라는 긍정적 신호다. 중요한 것은 클라우드 도입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탈출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다. 때로는 “문제는 당신이 아니라, 나”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