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새로운 공동 CEO를 임명하고 파운드리 및 메모리 부문에서 새로운 리더를 선임하는 등 리더십을 재정비했다. 이는 SK 하이닉스와 TSMC와의 경쟁에서 잃어버린 자리를 회복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삼성은 전영현을 새로운 메모리 사업 부문장(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여기서 메모리 사업은 스토리지 솔루션이 아닌 RAM을 의미한다.) 또한 전영현 부문장은 현 CEO인 한종희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공동 CEO로 임명되었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 사업을 이끄는 한편, 기존에 맡고 있던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장직도 계속 수행한다. DS 부문은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제조), 시스템 LSI(반도체 설계) 부문을 포함한다. 본질적으로 전 부회장은 이미 자신의 지휘 하에 운영되고 있던 주요 사업 부문을 직접 관리하게 됐으며, 이제 메모리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전영현은 2024년 5월에 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장으로 승진했으며, 그 전에는 미래 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그는 저장 장치 및 메모리 솔루션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메모리 사업을 이끌었다.
한편, 기존 CEO인 한종희 부회장은 소비자 전자기기 및 가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경험(DX) 사업 부문을 계속 이끌게 된다. 또한 한 부회장은 제품 품질 확보를 위해 새로 구성된 위원회도 담당하게 된다. 이 위원회는 올해 초 발표된 삼성의 플래그십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3 프로에 대한 품질 문제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설립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또한 여러 부문의 주요 인사를 대거 발표했다. 삼성의 미국 반도체 사업을 총괄했던 한진만 사장은 이제 글로벌 파운드리 사업 부문을 총괄하게 되었으며, 이로써 삼성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 역량을 더욱 확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파운드리 사업부 엔지니어링 및 운영 총괄을 역임한 남석우 사장이 파운드리 사업부 최초의 CTO로 임명되었다.
이외에도, 이전 CFO인 박학규 사장은 사업 지원 태스크 포스의 사장직에 임명되었으며, 새로운 CFO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리더십 개편은 삼성이 직면한 “반도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칩의 성능 저하, 파운드리에서의 예상보다 낮은 생산 수율, 그리고 AI 데이터 센터용 메모리 칩의 핵심 공급 업체로 자리잡지 못하는 등의 난제를 겪고 있다.